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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m The Engineer. 8 2007.04.07

I'm The Engineer.

from Letter to you 2007. 4. 7. 13:33
나의 직업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도대체 뭐하는 인간인가..

나는 Engineer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동차 부품중 connector를 설계, 개발하는 Engineer다.
어쩐지 내가 올리는 사진과 글과 음악이
직업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그럴 수도 있지.
원래 나의 꿈은 시인(?)이었으니...
이 부분에서 웃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이다.
나의 꿈은 시인이었다.
(두번째 꿈은 꽃집 주인이었다. ㅋㅋ)

그런데...
내 직업이 Engineer가 된 이유는??
시인이라는 직업은 배고프고, Engineer는 등따시고 배부른 줄 알았었다.
미처, 내 정체성이 성립되기도 전에 이런 오류를 범했으니...

Engineer가 되기 위해 대학 4년을 공부했고,
직업도 그런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절대 Engineer는 등따시고 배부른 직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에는
늦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직업에 대해 소흘히 여기기 시작했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이게 아니라고...
그렇게 2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속으로는 [나는 Engineer가 아니다.]라고 소리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어느 날, 문득...
Engineer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생각하고...
생각하고...
내가 왜 여기 서 있는가 생각하고...
내가 앞으로 뭘 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고...
내가 뭘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고...

정말이지...
마지 못해 다니는 회사는,
감옥 그 자체다.
나는 감옥을 아침마다 가는 것이었다.

자...
이제 감옥을 내 것으로 만들자...
나의 공간으로 만들자.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렇게 마음이 편한 것을...

그 결심의 시작으로
작업 전용 노트북을 샀다.
마음 같아서는 최고 사양의 노트북을 갖고 싶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고 사양을 한참이나 찾아 결정했다.
(벌써 카드값이 나와 가슴이 쓰리긴 하지만...)
투자라고 생각하니 하나도 아깝지는 않다.
책도 몇권 사고... -- 기술 서적은 비싸기도 비싸다. --
(지금 포스팅은 집에 있는 동생 컴으로 하고 있다.)

그렇게 다시 시작하는 것을 주위에서도 충분히 알아 챘다.
그러자...
팀장님도, 팀원들도...
내게 일을 주기 시작했다.
허드렛 일이 아닌,
진짜 Project.
그 전까지는 다른 팀원의 project support 밖에 하지 않았는데,
단독 project가 3개나 주어졌다.
그러니 바빠질 수 밖에...
이젠 멍하니 하늘 바라볼 시간도 좀처럼 나지 않는다.
내 자리 컴의 GPU는 항상 미친듯이 돌아가고 있다.

왠지...
제자리로 돌아가는 느낌이랄까...
마음도 평온을 많이 되찾은 듯한 느낌...
왠지...
모든 것이 잘 될것 같은 느낌...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한 느낌...

나는 Engineer다.
사진 찍는 Engineer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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