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led

from Story/Monologue 2007. 6. 21. 13:10
실패라는 말은
내 뱉는 순간부터 마음의 고통이 스며든다.

거의 한달 동안 준비했었던 것에 대한 실패를 맛 보았다.
마음이 아파 집밖으로는, 아니 내 방 밖으로는 나가지도 않았다.
이틀동안 한끼만 먹은 것 같다.

나는 실패라는 말을 잘 모르고 살았는지 모른다.
가벼운 시험에는 떨어질 지언정,
정작 중요한 시험은 언제나 보란 듯이 붙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달랐다.
[최종 면접만 간다면, 난 할 수 있어]
라고 떠벌리고 다녔는데,
그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다.
그야말로 면접은 자신 있었는데...
가장 자신 있는 부분에 떨어지고 나니,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듯 한,
그 끝도 없는 잡념들 속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었다.

한없이 나약해 지고, 나약해 지고..
그러다, 먼지 같은 의미만 남고..

나는 알고 있다.
그런 상태에서는, 그 어떤 말에도
그 어떤 누군가가 곁에 있어도
내게는 아무 의미 없어진다는 것을..
그래서 밖에도 나가지 않았다.
그리고는...
그리고는...
이겨 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까지 내버려 두었다.
가라앉을 때까지 가라앉으면 다시 떠오르려 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는데에는 꼬박 이틀이 걸렸다.
제자리라고 말하는 것이 조금은 우습긴 하지만,
그런데로 제자리라고 하자.
상처가 남았고,
치료보다는 다음에 다시 상처받지 않기 위한 일이 무엇인지 찾았다.
상처는 저절로 치유되기 마련이니까.

그러고 나니...
흠...
이제는 욕심이 생긴다.
나를 떨어뜨린 그 곳...
난 반드시, 꼭, 다시 그 곳에 가리라.
욕심이 생겨버렸다.

그러다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나는 실패한 것인가?
과연??

나를 실패로 이끄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나 자신을 제외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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