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딜 가도 한국 사람들은 있다.
한국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사회를 형성하며 살고 있다.
서로를 도와준다는 미명아래.
그리고 그 사회는 엄청나게 좁아서
내가 마치 연애인이라도 된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다.
이 사회에서 잘한 일은 소문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잘못하거나, 자기 눈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게 되면
그 사람은 점점 나쁜 소문에 휩싸이게 된다.
난 어제까지 한 음식점의 주방을 맡았었다.
한국에서 engineer였던 내가 호주에서 cook이라니.
어울리지는 않는다만 먹고 살아야 했기에.
(내가 cook이었다면 다들 나보고 요리 잘하냐 물어보는데,
그냥 나 혼자 먹거나 가족이 먹을 수 있을 정도는 한다.
그 이상은 상상에 맡긴다.)
2달을 일하고는 그만두었다.
난 내 스스로의 성격이 좋다고는 안한다.
그런데 그 음식점에서 더 일하다가는 이 좋지 못한 성격마저 망쳐버릴까봐 그만 두었다.
그만 두면서 나오는데 사장이 말한다.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고.
여기 멜번에서 어떻게 사는지 두고 보겠다고.
내가 그 말을 들으면서도 참았다.
아 내가 대견하게 느껴진다.
그런 말을 듣고도 참고 있었다니.
예전 같았으면 길길이 날뛰었을 내가...
자세한 뒷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혹시 누구라도 여기 있는 사람들이 이 글을 읽고 오해할 소지도 다분히 있기 때문에.
다만 그 음식점이 멜번에서는 한인 음식점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람들은 잘 안찾는다는 것만 밝혀둔다.
그 이유는 다 알거라 생각한다.
내가 여기를 그만 두겠다고 생각한 이후에
이 곳 한인사회가 싫어졌다.
아니, 두렵다고 해야하나.
이제 멜번에 온지 3달만에 이런 걸 느끼다니.
그나마 호주에서 멜번은 두번째로 큰 도시인데...
돕자고 모인 사람들이 돕지는 않고 서로 헐뜯고 욕하고 깎아 내리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
무섭다.
한국 사람들 무섭다.
한국 사람들 하나 하나 알아가는게 무섭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교회도 안나가게 된다.
(부모님이 하도 소원이라길래 호주와서 두달정도는 열심히 나갔었다.)
누군가 이야기 해주었다.
호주에 와서는 자기 이야기 하지 말라고.
소문이 돌고 돌아서 나중에 어떤 이야기로 변해 있을지 모른다고.
다른 곳도 이런지 한번 알아보고 싶다.